엘르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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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가발을 맞춘다는게 그리 쉬운 결정만은 아니었습니다.. 이식을 할까...가발을 할까...아님 그냥 그대로 살까... 다른 분들도 첨에는 제마음과 다 마찬가지셨겠지요.. 어쨌든 가발을 하기로 결심하고 상담을 갔었습니다..이것저것..워낙 아는게 없는지라 많이 물어보고 또 설명도 잘 들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결단이 서질 않아서 거의 한달이 지나서야 결심하고 맞추러 갔죠.. 그리고 가발이 만들어지길 기다리면서...또다시 갈등이 생겼었죠.. 정말 해야하나...내 자신이 조금은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어쨌든 시간은 흘러 어제밤에 가서 최초 착용을 했습니다.. 뭐 그리 많지 않은 머리였지만 윙~하는 기계소리와 함께 잘려나가는 내머리.. 별로 티는 안내었지만...(사실 티낼 분위기도 아니였습니다...저녁 마지막타임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할 분위기도 시간도 안되는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좀 그렇더군요.. 암튼...샴푸도하고..착용도하고...손질도 하고..근데.. "어라!! 이거 생각보다 무겁지도 답답하지도 않네~" 하고 생각들었어요..(참고로 전 반고정식이었습니다.) 음...하지만 어색할 정도로 많이 바뀐 내모습...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걸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아무생각없이 빨리 집에 가야겠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아직 바뀐 제모습에 적응이 안되는 거겠죠.. 암튼...집에 돌아왔습니다..집사람은 보고 웃어주더군요...괜찮다고.. 그리곤 바로 머리를 감았습니다...사실 젤이 조금 많이 발라진거 같기도 했고.. 또 담날 나가야하기에 아침에 일어나 머리손질을 처음하려면 부담도 될거 같고 해서 미리 연습을 해본거죠.. 음....쉽지 않더군요..사실 어떻게 감아야하는지도 잘 모르겠고...또 드라이며 손질은.. 저녁시간에 머리를 해서 그런지 자세한 설명을 잘 듣지도 못한거 같지만 또 제가 잘 물어보지도 못했거든요...또 들은것도 잘 기억안나고요.. 여하튼 어찌어찌하여 머리감고 드라이기로 말리고 ..... 젤도 살짝 발라보구... 힘들더군요..그 날밤 전 잠을 잘 잘수 없었지요..담날 날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내가 과연 자신감있게 밖을 다닐 수 있을까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그런 나의 속마음까지는 모르는 집사람에게 괜시리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밤을 거의새다시피하고 아침이 되었지요.. 오늘은 조금 긴장되는 하루 입니다..조금후 그 이유를 말씀드리지요.. 머리 감는건 어제 밤에 해봤다구...아침에 아주 약간은 더 빨리 감았습니다... 그리고 이젠...나가야하기에 손질을 해야하는데...오래걸리더군요..거의 한시간을 걸려 완성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모습...역시 디자이너 선생님처럼은 안되네요..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나갔습니다... 왠지 다른 사람이 자꾸 쳐다보면 어쩌나 했지만...그건 저만의 기우였지요.. 아무도 안봅니다... 사실 오늘은 미국 비자를 신청하러 가는 날이었습니다.. 갈때 지하철을 타려 했지만 용기가 안나서 택시를 타고 미국 대사관에 갔습니다.. 거기엔 직장 사람들도 같이 비자 신청하러 여러명 와있었습니다.. 비록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굴은 아는 분들이기에 저는 조금 긴장했지요 반응이 어떨까....그런데..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더군요...제가 먼저 인사하기 전에는 못알아보더라구요.. 그리고 연세들이 있으셔서 인지..잘 몰라보더라구요...마치 제가 원래부터 그랬던것처럼.. 그건 그렇고, 제가 걱정하고 있던건 여권과 비자 신청서에는 가발을 하기전 모습의 사진이 붙어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가발을 하고 갔는데...벗어보라는둥 아님 사진이 틀리니 새로 찍어와라는 둥 딴지를 걸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죠...미국 영사관 인터뷰도 해야하는데.. 그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접수를 하러갔죠... 그런데 접수를 받는 여직원이 대뜸 그러더군요.. "본인 맞으세요~~?" 순간..."아~ 이런!!...걱정하던 일이 정말 생겨버렸네..." 마음속에선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그렇게 잠시 침묵 후 전 "네~ 저 맞아요" 하고 대답을 했는데................... 그 여직원 왈..."실물이 더 나으시네요~~^^" 하하...제 마음...눈녹듯이 녹아버렸습니다... 그 여직원은 아마도 알면서도 좋게 말해준거였겠지요...고마웠습니다.. 그래도 옆의 직원과 함께 저를 가리키며 살짜기 한번 더 쳐다보는 건 잊지 안더군요..서로 얘기를 한거겠죠. 그래도..그 직원의 한마디에 저는 자신감과 함께 마음이 너무나도 편해졌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무사히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길에는 전철을 타고 왔습니다.... 남들은 신경도 안쓰는데...나혼자 스스로 힘들어할 필요는 없겠다 싶더군요... 많은 사람들중에 나를 알아볼 사람이 몇일거며 또 알아본다한들 나에게 무어라 하겠냐 싶더군요.. 그래서 비록 힘들고 불편할 지라도 이왕 한거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잘 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다보면 실력도 늘고 해서 더욱 자연스러운 모습연출도 가능해 지겠죠.. 암튼...머리 잘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모르는거 있으면 가끔 물어도 볼께요.. 그럼 다음 관리 받으러 가서 뵙죠.. 감사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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